후생노동성과 임금 구조 기본 통계조사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
후생노동성(Ministry of Health, Labour and Welfare)은 일본 정부의 중앙행정기관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중요한 부처입니다. 보건·의료·후생·연금·고용 등 폭넓은 영역을 담당하며, 특히 노동 정책에서는 임금, 고용 안정, 근로 조건 개선과 같은 핵심 과제를 다룹니다.
이 기관은 정기적으로 다양한 통계와 조사 결과를 발표하여 일본 사회와 경제의 현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후생노동성이 발표하는 데이터는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연구자, 기업, 일반 국민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지표로 활용됩니다.
●임금 구조 기본 통계조사(賃金構造基本統計調査)
후생노동성이 매년 실시하는 임금 구조 기본 통계조사(Basic Survey on Wage Structure)는 일본 임금 통계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조사 중 하나입니다.
이 조사는 직종, 연령, 성별, 학력, 기업 규모, 근무 지역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특히 “일반 노동자”와 “단시간 노동자”를 구분해 집계하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차이나 성별·연령별 격차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일본의 임금 구조를 장기적으로 비교·분석하거나, 사회적 격차 문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널리 활용됩니다.
후생노동성이 정의하는 일반 노동자
●후생노동성 통계에서 말하는 일반 노동자
후생노동성이 정의하는 일반 노동자란 모든 업종·직종에서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고용된 임금 근로자 전체를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정규직(正社員・正職員)뿐만 아니라 계약직, 파견직 등도 포함됩니다.
●포함되는 직종 범위
・회사원(사무직, 기술직, 관리직)
・서비스업 종사자
・제조업 노동자
・전문직 (의사, 교사, 연구원 등)
・파견 근로자, 계약직 근로자
※즉, 산업·직종을 불문하고, 1개월 초과 기간으로 고용된 임금 노동자 전체를 포괄합니다.
●제외되는 경우
・1개월 이하 단기 고용자
・시간제 아르바이트·파트타이머 → 단시간 노동자(短時間労働者)로 집계
・자영업자, 프리랜서, 농림어업 종사자(자영업 형태) → 조사 대상 아님
일본 성별 임금 추이

2001년과 2024년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일본의 일반 노동자 임금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왔습니다. 남녀 합계 평균 임금은 2001년 약 30만 5천 엔에서 2024년 약 33만 엔으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남성의 평균 임금은 약 34만 엔에서 36만 3천 엔으로 상승했고, 여성은 약 22만 2천 엔에서 27만 5천 엔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여성 임금은 약 24%나 올랐는데, 이는 남성의 상승률(약 7%)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큽니다. 2001년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약 65% 수준이었고, 2024년에도 75%에 머물러 있습니다. 20년 넘게 시간이 흘렀음에도 격차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개선 속도도 더딘 편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요인이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남성이 경제 활동을, 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성별 분업 문화가 강했습니다. 최근 들어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은 여전히 여성 임금 수준에 큰 제약을 줍니다. 게다가 여성은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시간제와 같은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격차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다만 최근 일본 정부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 보육 지원 확대, 여성 관리직 비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 장려책 등이 시행되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과거처럼 30대 전후에 경제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M자형 고용률 곡선”도 점차 완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성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크고, 특히 중간 관리자나 관리직 단계에서 여성 비율이 낮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따라서 여성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중심적 노동 관행과 경력 단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임금 격차 해소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일본 성별·연령 계급별 임금

이 연령대별 임금 데이터를 보면, 일본의 임금 구조가 갖는 특징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먼저 남성은 55~59세 구간에서 평균 임금이 약 44만 4천 엔으로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일본 기업은 전통적으로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급여가 꾸준히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정년퇴직 시점에 해당하는 60세 이후에는 임금이 급격히 줄어들어, 60~64세에는 약 34만 4천 엔, 65~69세에는 약 29만 4천 엔으로 떨어집니다. 이는 정년 이후 재고용이나 계약직 전환 등으로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여성의 경우 임금 곡선은 상대적으로 완만합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꾸준히 상승하지만, 40대 이후에는 정체 상태에 가깝습니다. 여성의 최고 임금 수준은 50대 전후 약 29만~30만 엔으로, 남성 피크치의 약 2/3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남성과 마찬가지로 60세 전후부터는 임금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 차이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배경과도 연결됩니다. 여성은 경력 초반에는 남성과 큰 차이가 없지만, 결혼·출산·육아 시기에 경력이 단절되거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30대 이후부터 남성과 격차가 벌어지고, 관리자·고위직 단계에서 여성의 비율이 낮아 임금 상승 여지가 줄어듭니다. 반면 남성은 조직 내에서 직급이 올라가며 50대까지 임금이 오르는 전형적인 연공형 임금 곡선을 보입니다.
종합하면, 남녀 모두 50대가 소득의 피크 시기이며, 이후 정년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드는 패턴을 공유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보다 낮고, 상승 폭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성별 격차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일본의 임금 구조 속에 여전히 뿌리 깊은 성별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다만 임금 수준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으며, 정책 개선과 사회 인식의 변화가 맞물려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직장 생활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이러한 데이터는 중요한 배경지식이 될 것입니다.
외국인인 내가 실제로 느낀 일본 회사 현실
저는 한국인으로서 오사카에서 약 10년간 회사생활을 하며 네 곳의 회사를 경험했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경험은 일본 전체 회사의 상황을 대변할 수 없으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한 제 경험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도 함께 참고하였습니다.
1. 아르바이트·파트타임 근로자의 약 70%가 여성
저는 주로 사무직으로 근무했는데, 제 체감상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 근로자의 약 70%가 여성분들이었습니다. 사무직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창고나 현장 업무에서도 여성 근로자가 많았습니다.
2. 관리직의 대부분은 남성
일본은 예전부터 남성 중심적인 사회였고, 최근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제가 본 회사들의 관리직은 대부분 남성이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성별만으로 승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남성이 먼저 진급하고 연령이나 부양가족 상황이 고려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임원은 거의 전원이 남성
아쉽게도 제가 경험한 회사에서는 여성 임원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성도 능력과 경력이 있으면 관리직까지는 자연스럽게 오르기도 하지만, 임원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4. 연공서열 제도
연공서열 제도란 연령이나 근무 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임금 체계를 말합니다. 앞서 언급한 관리직 사례와도 연결되는데, 개인의 실제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나이와 근속 연수에 맞춰 급여가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 그 경험과 경력이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과연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한 결과인지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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